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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소식

한국일보 - "조국 위해 외화 벌었던 자부심 지켜주길" 파독 광부의 마지막 소망

작성자 : 운영진
작성일 : 2022-05-09 11:53:18
조회수 : 263

"조국 위해 외화 벌었던 자부심 지켜주길" 파독 광부의 마지막 소망

 입력

'경제발전 공로' 파독근로자, 팍팍한 말년
파독근로자법 있어도 실질적 지원은 없어
김춘동 이사장 "생활비 의료비 지원 절실"
전문가 "국가발전 특별공로자로 인정해야"

지난달 7일 충청북도 제천에서 만난 파독 광부 출신 이상호(86)씨. 파독 시절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앞에서 찍은 사진을 들고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나광현 기자

"박정희 대통령이 지역 파독 대표들을 모아놓고 연설을 했지. '나라가 못살아 내 국민을 이렇게 외국에 노동자로 팔아 부끄럽다'는 말에 그 자리 모두가 울음을 터트렸어요. 귀국하면 모든 걸 책임진다고 약속했었는데…"

파독 광부 출신 이상호(86)씨는 박 전 대통령이 1964년 12월 서독 방문길에 루르 탄광지대를 찾아 한국인 광부와 간호사 앞에서 연설했던 일을 생생히 기억했다. 한국 정부가 서독의 차관 제공과 연계해 파견 광부 1진을 전세기에 태운 때가 1963년 12월. 이씨는 독일 땅을 처음 밟은 날짜를 잊어버렸다고 했지만, 그 자리엔 이씨처럼 타국살이를 한 지 길어야 1년 된 광부들이 대통령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 것이다.

이씨는 "가족도 국가도 잘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독일로 떠났다"고 했다. 가랑이가 다 해져 구멍난 바지를 입고 다녀도 부끄러운 줄 모를 만큼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이었다. 지하 1,000m 갱도에서, 지열 탓에 장화에 고이는 땀을 여러 차례 비워야 고단한 하루가 지났다. "상상할 수 없이 힘들었죠. 그래도 매달 조국과 가족에게 외화를 보낸다는 자부심에 견뎠습니다. 경부고속도로도 그 외화로 만들어졌다죠."

독일 탄광에서 헌신의 세월을 보낸 이씨의 말년은 녹록지 않다. 월수입은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로 버는 27만 원과 노령연금 30만 원이 전부다. 근근이 살고 있는 터라 외식도 친구 모임도 없이 지낸 지 오래라는 이씨는 "이거밖엔 삶의 낙이 없다"며 연신 담배를 피웠다. 이씨는 "파독 근로자들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토대를 닦았다는 걸 다들 잊는다"며 "살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조금이라도 예우가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파독근로자법' 있지만 실질적 지원 없어

독일 루르 지방 탄광에 투입돼 채탄 작업을 하는 한국 파독 광부 모습. 1972년 11월 16일 자 한국일보 자료사진

1963년부터 1977년까지 독일 탄광에 파견됐던 이들은 7,900여 명. 이제 7080대가 된 파독 광부들에게 이씨와 같은 힘겨운 노년은 드물지 않은 일이다. 한국파독근로자연합회(파독협회)에 따르면, 협회 회원 1,200여 명 중 상당수가 생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규폐증·진폐증 등 광부 생활로 얻은 병으로 건강이 나쁜 상태다. 지난 3월엔 70대 파독 광부 A씨가 "파독 시절 다쳐 생계가 곤란해졌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파독기념관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하는 소동도 있었다.

파독 근로자에 대한 국가적 예우는 박정희(1964), 박근혜(2014), 문재인(2017) 등 전현직 대통령들이 거듭 언급한 바다. 2008년 진실화해위원회가 "파독 근로자는 1965년부터 10년간 총 1억153만 달러를 송금해 한국 경제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규명한 뒤 예우 논의도 수차례 이뤄졌다. 2020년엔 파독광부간호사법이 제정돼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이 법을 두고 "실질적 지원이 빠져 전혀 의미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권이종(82) 전 파독협회 이사장은 "법안은 간신히 통과됐지만, 생활비·의료비·주거비 등 초안의 실질적 복지는 쏙 빼고 돈 안 드는 기념사업 중심으로 법을 만들어놨다"고 지적했다. 파독광부간호사법은 파독 근로자에게 △생활정보 △한국 정착교육 등을 지원하고, 기념관 건립·연구 등 기념사업에 필요한 경비를 보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파독협회 이사장 "마지막 소망 반드시 관철"

5월 6일 한국파독근로자연합회 제8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춘동씨가 3월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파독근로자기념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이달 6일 제8대 파독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춘동(79) 이사장은 파독 광부에 대한 실질적 예우라는 숙원을 반드시 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1977년 독일에 갔던 마지막 파독 광부 세대인 김 이사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역대 정부가 우리의 공로는 인정했지만 실질적 지원이 이뤄진 적은 없다"며 "법에 빠진 생활비와 의료비, 한국에 오고 싶은 파독 근로자들에 대한 주거비 등 파독 근로자의 마지막 소망을 꼭 관철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파독협회의 도전이 만만치는 않을 전망이다. 파독근로자에 대한 국가적 예우를 연구한 이영석 경상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여러 실질적 예우 방안을 제시했지만, 국가유공자를 독립유공자, 전몰·전상 군경 등 확인된 거대 담론의 공적 희생자로 제한적으로 해석한 탓인지 실현되지 못했다"며 "당사자들이 고령에 인원이 많지 않고, 정치권 관심도 식어 긍정적 전망은 어렵다"고 했다. 이 교수는 "국가유공자법 제4조의 '국가사회발전 특별공로자' 인정 조항을 근거로 후속 논의 명분을 만들고,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법을 벤치마킹한 구체적인 지원·혜택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출처   한국일보 나광현 기자김재현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67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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